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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강의

자유자재의 발 운용

  자유자재의 발 운용




◆ 다음 글은 <검도일본> 1998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발 운용의 중요성은 많은 검사(劍士)들이 잘 아는 바일 것이다. 어쨌든 발을 적정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상대를 칠 수가 없다. 보다 멀리서 뛰어들 수 있는 날카로운 발 움직임을 추구하는 젊은 선수들, 도약력의 쇠퇴를 커버하는 헛됨이 없는 발 운용을 추구하는 고단자들, 새로운 검리를 터득하기 위해 다채로운 발 운용을 추구하는 검사들.

모든 사람들이 나름대로 목표로 삼는 검도를 하기 위해 보다 발을 단련하고 싶다고 생각할 터이다. 모든 기술의 기본인 발의 사용법, 발의 단련법을 모아 보았다. ―<편집자 주>



제1편 발 운용의 중요성과 단련법



1. 일본인의 전통 걸음법 ‘남바’


일본인에게는 일본인 특유의 발 운용법이 있었다. 검도 입문자는 발 운용의 단련부터 시작했다.

옛날 일본인이 걷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것이 아니라 오른발을 앞으로 낼 때 오른손을 앞으로 하고, 왼발을 낼 때 왼손을 앞으로 내는 것이었다고 들으면, “그런 바보 같은……”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남바’라고 불리는 걸음법이 메이지 시대까지는 보통이었다고 하는 이야기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

오른발과 오른손, 즉 같은 쪽의 손발(또는 반신)이 동시에 나오는 움직임을 ‘남바’라고 한다. 가령 일본 씨름 스모에서 스쳐걷기로 나오는 동작이나 밀치기 등에서 그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고 가부키, 노(能) 등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있다.

괭이로 밭일을 할 때나 추수할 때, 모심기 등을 할 때도 오른손잡이이면 오른발을 내고 오른손을 앞으로 하여 일한다. 옛시대의 그림에서도 ‘남바’로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850년대의 대화재 때 허둥지둥 도망치는 사람들을 그린 그림도 그런 모습이다.

예를 들면 연극 평론가인 고(故) 蘆原英了는 󰡔무용과 신체󰡕라는 책에서 ‘남바’에 대하여 적고 있는데, 그것은 불안정한 자세이기는 하나 던지거나 찌르기 등 커다란 힘을 낼 때는 필요하다, 라고 적고 있다.

무술훈련연구회인 송성관(松聲館)을 주재하며 고래로부터 전래된 무술을 연구해 재현하고 있는 고노 센기(甲野善紀) 씨는 󰡔검도일본󰡕 1995년 3월호에서 옛날의 일본인들이 걷는 방법은 ‘남바’였으며, 그러므로 일반 서민은 ‘달릴 수가 없었다.’ 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른발과 오른손을 동시에 내고는 달릴 수 없다는 것은 해보면 바로 안다.

그런 한편 파발이나 닌자 등 소위 특수 기능을 가진 사람들은 먼 거리를 믿기 어려울 정도의 빠르기로 달렸다고 고노 씨는 같은 저서에서 지적하고 있다. ―󰡔무술의 신인간학󰡕.

지바 슈사쿠의 문인(門人) 중 한사람은 다카자키에서 오사카까지 약 6백 킬로를 3일에 달렸다, 라든가 센다이 번의 어떤 사람은 에도를 출발하여 하루 사이에 3백 킬로 이상 떨어진 센다이에 도착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일본인에게는 일본인의 전통적인 발 사용법이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자라난 무도의 발 운용의 흔적이 검도에서 작으나마 남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 항상 얇은 얼음 위에 서 있듯이

 

연재중인 「나카무라류의 기술」에서 소개하고 있는 나카무라 교사의 발 운용은 스승인 나카야마로부터 전수된 것으로, 나카야마 문하의 제자에 해당하는 모리(森寅雄)에게서 배운 것이다.

그 연재에서는 가령 왼발, 오른발 순서로 내며 치는 손목-머리, 상대가 오는 것을 왼발로 뛰어들어 치는 손목, 검도의 본과 같이 왼발로 뛰어드는 허리치기 등 나카무라 교사의 교묘한 발 운용에 의한 기술을 소개해왔다.

그런 기술의 기본으로서 나카무라 교사는 “발을 높이 올리지 않고 미끄러지듯이 낼 것”, “타격 후 다음 동작에 대비해 한쪽 발에 타고 있을 것” 등을 거론하고 있다.

앞뒤로의 발 움직임의 빠르기가 말을 하는 현재의 검도에 있어서는 이채롭다고까지 하지 않을 수 없는 발 운용법이지만, 그 다채롭고 변환자재한 움직임이야말로 검술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며, 후세에 전하여야 할 기술일 것이다.

나카야마 하쿠도(中山博道)는 그의 스승인 네기시(根岸信五郞)의 발 운용에 대해서 “그곳에 만약 눈을 감고 있다고 하면 스승이 훈련하고 있는지 어떤지를 의심할 정도로 고금을 통틀어 독보적이고 절묘한 신기(神技)”라고 평하고 있다. ―󰡔中山博道 검도 구술집󰡕

그리고 네기시로부터 “항상 얇은 얼음 위에 있듯이” 라고 배웠다. 그것을 계승한 것이 모리이며, 나카무라 교사인 것이다.

 

3. 검도댄스와 발 운용


그러면 어떻게 하면 그런 발 운용을 몸에 익힐 수 있을 것인가. 도쿄의 명문 도장의 하나인 고단샤(講談社)의 노마(野間)도장에서는 1910년대 초부터 고단샤가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채용한 소년부원들에게 검도를 배우게 했다.(노마도장의 낙성은 1925년으로서 그때까지는 오즈카 경찰서나 사주인 노마의 저택에서 훈련했다.) 그런데 그들이 처음 배운 것은 ‘검도댄스’였다고 한다.

두 손을 허리에 대고 그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도장의 구석에서 구석까지 구령에 따라 발을 미끄러지게 하면서 이동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 소년들을 지도한 아베(安部義)는 유신관에서 나카야마 하쿠도에게 배우고 나카야마의 강력한 추천에 의해 고단샤의 사범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이 발 운용이 가능해진 소년들은 연격을 배우는데, 이것은 신도무념류(神道無念流)의 좌우로 움직이며 하는 연격이었다. 거의 일년간은 이 연격만으로 시작하고 끝냈다. 아베는 또 소년들에게 말뛰기 놀이를 시키는 등 우선 기본이 되는 하체를 만드는 데 부심했다고 한다.

 

4. 나카야마 하쿠도의 발 운용 연습 방법


나카야마 하쿠도 자신도 발 운용의 기본연습에 대하여 쓴 것이 있다. 저서 󰡔검도입문서󰡕(1923) 가운데 ‘열십자로 딛는 방법’에 대해 적었는데 다음과 같다.

“전후좌우의 이동 연습을 하는 데는 열십자로 딛는 방법을 연습해두고, 시합 때는 상대의 변화에 응하여 적절하게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전진할 때는 아랫배에 힘을 충분히 넣고 발은 7부(分) 3부(分)로 내딛는 것이다. 7부 3부로 내딛는다는 것은 그 딛는 힘의 분량을 말하는 것으로서, 즉 앞발이 3부의 힘을 갖는다면 뒷발은 7부의 딛는 힘으로 앞으로 밀어나가는 것이다. 이때 죽도를 쥔 두 손은 역시 발에 따라 왼손으로 오른손을 밀어내는 마음가짐으로 나가는 것이다. 물러설 때는 그 반대의 동작으로 하면 된다.”

또,

“좌우도 이동할 때도 앞뒤로 이동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하면 된다.”

고 하였다.

‘밀어걷기, 벌려걷기, 이어걷기, 보통걷기 및 뛰어들기’라는 현대검도에서 일반적으로 일컫는 발 운용 방법은 실은 전쟁후에 고안된 ‘죽도경기’의 지도에서 처음으로 체계화된 것이라고 한다.

현재 모든 검도 입문서에 뛰어들기를 제외한 4가지의 발 운용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고 초보자는 그 발 운용을 연습하는 것이지만, 밀어걷기나 뛰어들기를 익히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 외는 너무 간단히 끝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보다 다채롭고 고도의 것이었을 검도 고래의 전통적인 발 운용이 현재의 검도에서 사라지려 하는 것은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5. 발의 운용 방법 8가지


또 하나, 선배들이 적어놓은 발 운용의 훈련법을 소개해보자.

도쿄고등사범학교에서 다카노 사사부로(高野佐三郞)에게 배우고 뒤에 모교의 교수가 된 모리다(森田文十郞)는 명저 󰡔허리와 단전으로 하는 검도󰡕(1966)에서 그 타이틀대로 이치에 맞는 검도를 추구하고 있는데, 그 중에 ‘발을 딛는 8가지 방법’에 대하여 적고 있다.(요즘의 16개 동작임)

“발을 움직이는 8가지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발을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말고 허리로 대신한다는 생각으로 연습하게 되면 어느새 단전에 힘이 들어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발목이나 척골(=발바닥을 구성하는 뼈) 부위를 사용하지 않고 허리를 움직이는 것이므로 그것을 배우도록 명심하라. (중략) 올바른 발 운용을 하여 5년 10년이 지나면 자연히 그 효과를 자각할 수 있게 된다. 발을 단전으로 힘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 손을 생각하는 것이다.”

모리다는 ‘칼의 완전한 조작’, ‘자연타법’을 실현하기 위해 무사시나 뎃슈, 또는 육상경기와 요가까지 연구했다. 그리하여 다다른 것이 ‘허리로 친다’, ‘단전으로 친다’는 것인데, 그것을 위해 필요한 기본훈련으로 발의 운용 방법 8가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카야마가 나카무라 교사에게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며 전수했다는 훈련법이 있다.

어떤 기술을 사용할 때에 어떠한 위치에서, 어떠한 순서로 이동하는지를 도장 마루에 분필로 발의 형을 그려놓고 그대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한다. 발, 몸, 검을 일치시켜 움직일 수 있도록 그 발 그림의 위를 몇 번이나 이동하는 것이다.


상대보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치기 위해서는 앞으로 나가는 나카로운 발 움직임이 필요하다. 거기에는 당연히 그것을 위해 필요한 근육이 있고, 근력을 단련함에 의해 스피드, 순발력을 높이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서양적인 스포츠 이론도 검도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많다. 이번의 특집에서도 그런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할 정도로 그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위에서 서술한 무도의 전통 중에서 생겨난 연습법을 실천하면 또한 바른 발의 사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검도의 세계는 그러한 방향으로도 크게 열리고 있다.

 

 

제2편 시립 나라시노 고교―철저한 발 단련으로 약진




1. 호면 착용 않고 발 운용 훈련만 1시간 이상


나라시노 고교의 훈련 내용은 다른 학교와 다른 부분이 많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이 발 운용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라시노 고교에서는 크게 나누어 3종류의 훈련이 있다. 하나는 일반적인 훈련, 즉 준비운동으로 시작해 기본훈련, 공격연습을 하고 끝내는 것. 다음은 준비운동과 연격을 한 뒤 기본훈련을 1시간 하고 끝내는 것. 그리고 세 번째가 발 운용 훈련을 1시간 이상 하고 기본훈련을 하고 끝내는 방법이다.

이 3종류의 훈련은 어느 요일에 어떤 훈련을 한다, 이런 것이 아니라 시기적인 것과 맞춰 계획하여 간다.

봄 대회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검도부원이 들어오는 4월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시기가 되지만, 이 4월부터 5월까지와 12월부터 1월까지에 걸친 겨울 시기는 기초를 단련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하여 발 훈련과 뛰어들기 훈련을 염두에 두고 행한다.

훈련은 우선 사다리를 도장에 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를 이용한 트레이닝은 SAQ(speed 스피드, agility 민첩성, quickness 순발력) 훈련이라 불리며 야구나 배구계에서는 많이 도입되고 있다. 스피드, 민첩성, 순발력을 키운다.

취재일에는 10종류의 훈련법을 볼 수 있었다. 두 발을 가지런히 하여 하나씩 하나씩 뛰어넘기고 하고, 빠르게 달리는 단순한 것도 있고, 복잡한 스텝을 리드미컬하게 익히는 것도 있다. 복잡한 것이 되면 우선 기억하는 것이 어려운 듯하다.

所正孝(나라시노 고교 감독. 7단 교사. 동해대 졸업후 부임. 41세) 감독은 이 트레이닝이 검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몸 운용의 측면에서 검도에 연결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내용 그 자체는 검도와 전혀 다른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발에 신경을 살린다는 의미에서는 도입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 번에 찌름 2왕복을 했습니다만, 짧은 시간에 하려고 생각하면 1왕복으로 할 수도 있고, 종류를 줄이기도 합니다. 합숙하게 되면 시간이 많기 때문에 오전 훈련이 발 훈련만으로 끝나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SAQ 훈련은 1995년 무렵에 시작했다. 학생들은 흥미를 갖고 해오고 있으며 평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이 훈련을 도입하기 전에 所正孝 감독은 발의 중요성을 느껴 1990년부터 발 훈련과 뛰어들기 훈련에 1시간을 투입했다. 그 당시는 오로지 밀어걷기나 뛰어드는 발 훈련을 반복했다.

“대개 검도의 기본훈련은 단조로운 것의 반복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것에 집중적으로 훈련합니다. 훈련은 기본훈련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2시간이면 2시간을 기본만으로 끝냅니다. 그 가운데서 조금이라도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발 훈련을 하려고 생각한 것입니다.”

사다리를 옆으로 치운 후에는 밀어걷기, 뛰어들기 훈련이다. 단순한 발 운용 훈련은 최초에 그치고 그 다음은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연습이 이어진다. 어느 것이든 실전에서 고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즉시 응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연습하는 측은 그 이미지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발 운용 훈련 방법 6가지>

* 수련 단계에 따라 내용은 변하나 아래의 방법들은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배우는 항목이다.


(가) 연속 밀어걷기 : 왼발이 오른발 앞으로 오지 않도록 주의한다.

(나) 1보 밀어걷기 : 먼 거리에서 1보 공세하여 들어가는 기분으로, 언제라도 칠 수 있는 상태를 만들기 위해 따라붙은 왼발에 즉시 체중을 싣는다.

(다) 2보 밀어걷기 : 먼 거리에서 1보 공세하여 들어가 실제로 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따라서 시작은 ‘1보 밀어걷기’와 같으나 2보 째는 보폭을 넓게 한다. 큰 북이 한 번 울리면 ‘1보 밀어걷기’를 하고 다음 북이 울리면 보폭을 넓게, 즉 2보 째를 크게 내딛는다.

(라) 연속뛰어들기 : 지그재그로 움직여 발을 구르되 발바닥 전체로 딛는다. 발뒤꿈치만으로 디디면 부상의 원인이 되기 쉽다. 여기서도 핵심은 왼발을 재빠르게 끌어붙이는 데 있다. 끌어붙이는 것이 충분하지 않거나 왼쪽 무릎이 굽혀지면 몸을 잘 비틀 수 없다.

(마) 보통걷기에서 뛰어들기 : 퇴격기술을 낸 상대를 쫓아가 타격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첫 번째는 보통걸음으로 움직이고 그 다음은 밀어걷기, 그리고 오른발 구르기 순서로 행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왼발에 충분히 체중을 실어야 하며, 그때 뛰어들며 오른발을 구른다.

(바) 왼쪽으로 뛰어는 뒤의 몸 운용 : 오른발을 왼쪽 앞으로 내며 발을 구른 후 몸을 비틀면서 보통걷기 발로 만들어 중단세의 발을 만든다. 공방 중에 발이 교차하는 때는 상정하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재빠르게 몸 자세를 바로하고 즉시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맨 마지막 자세 때는 왼발의 준비 태세를 충분히 한다.


밀어걷기, 또는 뛰어들기 훈련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왼발 끌어붙이기다. 밀어걷기 훈련에서는 왼발을 오른발보다 앞으로 내지 않도록 주의하는 소리가 계속 울려퍼지며, ‘하나, 둘, 셋’에서 발을 끌어붙일 때에는 반드시 재빨리 왼발을 갖다 붙인다. 단지 이때 무릎을 굽혀서는 안 된다. 무릎을 굽히면 거기서 순간적으로 강하게 찰 수 없고, 결과적으로 뛰어드는 발도 약하게 되고 만다.

“왼발을 끌어붙이는 것은 특히 주의합니다. 검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친 순간은 왼발이 끌어당겨져 있지 않은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은 순간적인 것입니다. 공간치기에서도 죽도를 휘둘러 내린 때에 왼발을 끌어붙이고 있으므로 기본타격에서도 죽도를 휘둘러 내린 때에 왼발이 끌어당겨져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친 순간에 왼발이 충분하게 끌어당겨져 있기 때문에 타격 후에도 검선이 멀리까지 뻗는 것입니다.”

한 차례 발 운용 훈련이 끝나자 학생들은 호구를 착용했다. 공간치기나 준비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시간을 들여 발 훈련을 하면 준비운동은 충분할 것이고, 오히려 훈련이 심하여 사람에 따라서는 발이 팽팽하게 붓기도 할 것이다.

그것도 발 훈련으로 1시간 이상 소비하고 그 뒤 기본훈련도 1시간 걸린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여기서 공간치기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상반신 훈련은 학생들의 자율에 맡기고 특별한 연습 메뉴는 없다고 한다.

 

2. 개시선부터 공세하여 들어가 치는 것을 상정한 기본연습


발 운용의 중요성은 기본훈련에 들어가서도 나타났다. 도장의 마룻바닥 양쪽에는 두 줄로 길게 하얀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바깥 테이프에 오른발을 걸치고 두 사람이 겨눈다. 이 거리는 시합에 있어서 개시선과 같은 거리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지 안쪽 선으로 들어왔을 때 그것이 대략 일족일도의 거리가 된다. 연격할 때도 처음에는 바깥쪽 라인에 두 사람이 겨눈다. 그리고 북이 울리면 머리를 치고 들어가 연격으로 들어간다.

기본머리치기, 손목치기에서도 똑같이 북소리에 맞추어 학생들이 치고 나간다. 때로는 일족일도의 거리에서부터 치는 훈련도 하고 있으나 개시선을 항상 염두에 두게 하는 것은 커다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검도부원이 많아 도장이 좁아지면 아무래도 거리 측정을 적당히 하게 마련입니다. 상대의 중심을 뺏는다든가 들어간다든가 하는 이미지보다도 단지 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 되고 맙니다. 그것을 방지하는 의미로서 이 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교생들의 시합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시작’하는 소리가 나면 즉시 공세를 취하여 들어가 칩니다. 그것이 고교생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빨리 1보 들어가 선(先)이나 중심을 빼앗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한 걸음 들어간 곳에서 왼발이 충분히 되어 있는지를 체크합니다. 왼발이 빠져 있으면 왼발에 체중도 실리지 않고, 언제라도 선(先)을 빼앗을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에게 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때로는 북을 치는 타이밍을 다르게 하여 왼발의 준비(갖춤)가 충분한가 어떤가를 체크하는 것이다.

또 공식경기 시즌이 다가오면 쫓아가기 훈련이나 ‘받아흘리기’ 라는 훈련을 한다.


所正孝 감독이 이렇게 발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에 인터하이대회가 계기가 되었다.

“에도 고교와의 시합을 앞두고 그 워밍업을 보고 있는데 기본연습 때의 뛰어드는 발소리가 달랐습니다. 타격의 강함보다도 내딛는 강함에 대해 대단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던 것이지요. 그리고 거의 같은 시기에 어떤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 와서 기본연습을 보면서 한마디 ‘발이야.’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도 계기가 되었는데, 지도를 하고 있으면 아무래도 죽도의 휘두르기라든가 강함이라는 상반신 쪽에 기분이 집중되고 말기 때문에 하반신은 소홀히 하기 마련이지요. 어쨌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보다 중요한 것은 발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해 가을부터 즉시 발 운용과 뛰어들기 훈련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한 번 하면 철저하게 하는 것이 所正孝 감독의 성격이므로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1시간 정도 발 훈련에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다.

발을 의식하기 시작하고부터 所正孝 감독 자신도 깨닫는 부분이 늘어났다. 그 하나가 앞에서 말한 왼발에 관한 것이다.

“공간치기를 보고 있어도 신입생 대부분은 두 발로 동시에 차고 있거나 왼발을 끌어붙이지 않고 남겨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 기본훈련에서도 1보 들어갔다고 해도 왼발이 남아 있는 상태이거나 무릎이 구부러져 있거나 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훈련중에도 所正孝 감독은 끊임없이 “왼발로 쳐라.” “왼발로 공격하라” 라며 외쳐댔다. 이것은 뛰어들기 훈련에 있어서도, 호구를 착용한 훈련에서도 반복되었다.

또 겨눔세가 나쁜 학생이 있을 경우 흔히 칼을 쥐는 법 등 상반신에 눈이 가기 쉽다. 교정해주었는데도 바르게 되지 않을 때 그 원인은 대부분 발에 있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치는 것에 신경 쓰지요. 그러나 치려고 하면 손목 부위에 의식이 집중되며 발이 소홀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스스로 상반신의 근력 트레이닝이나 공간치기를 합니다만, 의외로 발에 대한 의식은 없어요.”

이러한 열정과 훈련이 곧 결과로 나타났다. 그 다음해의 인터하이대회에서 단체 2위에 입상했던 것이다.

“뛰어들기가 강해지면 타격도 강해지는 것이 현저하게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곧 결과로서 나타났고, 주위의 여러 사람들도 발 운용이나 뛰어들기가 좋아졌다고 말해주어 그 훈련을 채택한 것은 올바른 해답이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1시간 이상 호구도 착용하지 않고 기본연습만을 계속하여 결과가 나올까 하고 지도자로서는 걱정을 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所正孝 감독은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철저하게 발 훈련을 계속해왔다. 그리하여 이제 나라시노 고교는 강호의 대열에 끼게 된 것이다.

 

 

제3편 연속기와 오른발 공세의 극의

―가이 기요하루(甲裴淸治. 8단 교사.)―



◆ 가이 기요하루 : 1940년 미야자키현에서 출생. 고교 졸업후 미야자키 경찰에 봉직. 현재 미야자키현 경찰 검도 사범.


1997년 메이지무라 검도대회를 제패한 가이 기요하루(8단 교사). 그 뒤 가이 교사의 기술은 도쿄대회, 전일본 동서대항전에서도 알려졌지만, 그 개성 풍부한 검풍은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을 경탄시켰다.

호쾌한 검도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보기에도 뚜렷한 연속기술을 펼쳐내는 발 운용 그것이다. 2단 기술, 3단 기술은 물론이고 상대가 물러나면 유효타가 될 때까지 사정없이 몰아가는 위협적인 연속공격이 가이 기요하루 교사의 특징이다.

연속기를 자아내는 그 핵심과 앞발을 이용한 독특한 공세의 실마리에 대하여 가이 교사는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다. <편집자 주―이하는 가이 교사의 말>


1. 한판이 될 때까지 계속 공격하는 것이 연속기술


상대가 물러나면 물러나는 만큼 연속기술로 앞으로 나간다는 것이 나의 검도이지요. 연속기술은 고교때부터 훈련해 왔습니다. 계속 연속해서 5, 6번 밖에는 기술을 내지 못했습니다만, 그 무렵의 훈련이 지금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997년 메이지무라 대회 후 “어떻게 하면 연속기를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편지를 곧잘 많았습니다만, 고교 때부터 훈련하여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에 딱히 뭐라고 대답해주기가 곤란했습니다.(웃음)

미야자키현 경찰기동대 선수에게 연속기를 시켜보아도 연속해서 몇 번이라도 치는 것은 되지 않았습니다. 2, 3번은 됩니다만 길게 연속되지 않습니다. 전에 다른 현의 훈련을 살펴보고 있던 중 “연속머리치기 시작”이라는 구령이 나왔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아, 하고 느낀 것은 연속머리치기에서 머리를 한 번 치고는 곧바로 중단으로 돌아와 밀어걷기로 나가 다시 머리를 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현 경찰의 기동대 사람들도 이것은 되지 않습니다. 뒤에 설명하겠습니다만 연속기술의 경우는 크게 휘둘러올려 치지 않으면 손과 발의 타이밍이 맞질 않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머리치기는 빠르게 치는 것에 마음이 사로잡혀 크게 치는 경우가 그리 많질 않습니다. 따라서 4, 5번째가 되면 발이 엉클어지고 맙니다. 그때마다 “나같이 나이 먹은 사람도 가능하므로 자네들이 하지 못할 이유가 없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웃음)


연속기를 사용할 때의 마음가짐으로는 찬스가 찾아오면 결판이 날 때까지 기술을 낸다, 각오로 공격 기분을 강하게 갖는 것입니다. 나는 훈련할 때도 상대가 도망갈 때는 찬스라고 생각해 쫓아갑니다. 상대가 계속 도망가면, “찬스, 찬스, 찬스” 라고 몇 번이라도 머리가 들어갈 때까지 막다른 데까지 쫓아가는 것입니다. “당신이 도망가기 때문에 나에게는 찬스가 된다.” 라고 상대에게 말합니다.

‘호기’이지요. 흔히 시합에서 머리! 라고 치고는 깃발이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머리가 들어갔다고 어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맞지 않았거나 들어가지 않았다면 즉각 다음 동작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또 물러나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움직이거나 죽도를 피하거나 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나의 경우 거의 대부분 그곳에서 위치를 변치 않고 연속타를 펼쳐내기도 합니다. 머리로 나갔으나 상대 죽도의 겉으로 막혔다면 이번에는 안으로 머리를 칩니다. 다음에는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비끼려고 하면 나도 몸을 움직여 머리를 친다, 그러한 연속타를 낼 때는 상대가 손목을 칠 틈이 없습니다. 위로부터 올라타고 기듯이 오로지 머리만을 계속 칩니다. 그리고 최후로 완벽하게 포착되었을 때 비로소 어필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연속기로 친다고 결심하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기술을 낼 때는 최초의 기술로 단 한 번에 끝낼 작정으로 나갑니다. 그러나 결정타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판단되었을 때 비로소 순간적으로 다음 상황 전개를 생각하여 상대의 움직임, 특히 상대가 움직이는 순간에 다음 기술을 내는 것입니다. 그 반복이 결국 연속치기라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2. 연속기의 포인트는 손과 발을 잘 연동시키는 것


왼발을 재빠르게 끌어 붙이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만, 동시에 뛰어들 때 오른발 뒤꿈치를 솜씨 있게 잘 사용하는 것도 연속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기에는 발바닥 전체로 내딛는 듯이 보여도 실제로는 뒤꿈치부터 착지합니다. 뒤꿈치, 발가락 순으로 착지함에 의해 뛰어든 발에 탄력이 붙고 다음 발내기를 예리하게 하는 것입니다. 찰싹 하고 발 전체로 내딛거나 발가락 끝으로 착지하면 반동이 생기지 않습니다. 뒤꿈치부터 디딤에 의해 발가락 끝에 반동을 생기게 함으로써 탄력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단지 뒤꿈치부터 착지하게 되면 역시 훈련되지 않으면 아픕니다. 특히 마루가 딱딱한 경우는 뒤꿈치를 아프게 하고 그것이 무릎이나 허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은 현재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연속머리치기 훈련을 시켰던바 뒤꿈치를 아파하는 학생들이 속출한 일이 있습니다. 도장의 마루가 딱딱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 마루를 다시 까는 일을 의논하고 있는 중이며, 연속기 훈련은 당분간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 운용 훈련은 청소년 때에 다양한 형태로 훈련해두어야 하겠지요.

예를 들면 겨눈 상태에서 앞, 앞, 뒤, 뒤, 오른쪽, 오른쪽, 왼쪽, 왼쪽 순서로 움직이게 하다가 갑자기 “움직이지 마!” 하고 정지시켜 놓고 그때의 발 위치나 폭 등이 제대로 되어 있나를 확인시킵니다. 지금은 그러한 훈련을 도입하고 있습니다만, 어떠한 형태로든 학생들에게 발에 대한 의식을 갖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 운용은 검도의 기본으로 직결됩니다. 학생에게 있어 최초의 지도자가 얼마나 훌륭하게 발 운용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검도의 장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옛날 미야자키현 경찰에서 사범 생활을 한 마쓰노 선생은 우리들에게 “검도를 잘하는가 못하는가는 발을 보면 알 수 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발이란 무엇입니까?” 질문했더니 “발 운용이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앞으로, 뒤로 하는 발 운용만 봐도 그 사람의 단위를 알 수 있다. 일안(一眼) 이족(二足) 삼담(三膽) 사력(四力)이라고 하여 눈을 중요시 여기기도 하지만, 그래도 발 운용이 되어야 비로소 보는 눈이 만들어지는 것이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연속기의 이야기로 되돌아가겠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연속기는 발과 손의 움직임을 일치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고교생들의 뛰어들기 머리치기는 손이 빠르고 발이 뒤에 따라 나옵니다. 바꾸어 말하면 죽도 끝 쪽에서부터 나가는 듯한 머리치기가 태반입니다. 그렇게 하여 몸이 끝까지 뻗는 타격 방법이면 연속기가 나온다고 해도 기껏해야 2, 3번. 왜냐하면 내딛음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도중에서 엉클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손목이나 팔꿈치를 움직이는 방법입니다. 팔꿈치를 사용하여 크게 휘두르고 손목을 사용해 예리하게 죽도를 휘두르는 것입니다. 휘두르는 폭이 크게 되면 그만큼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한 번 치고 다음에 발을 내디딜 때까지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동작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최초의 머리치기도 두 번째, 세 번째로 이어지는 머리치기도 똑같은 형태로 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팔꿈치를 굽히는 것은 손목만으로 작게 휘두르려고 하면 손목을 쉽게 맞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손목에서 머리로 넘어갈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손목을 칠 때는 이쪽의 손목이 내려가므로 재빨리 크게 휘둘러 올리되 거기서 더 휘둘러 올리지 말고 발을 앞으로 내면서 휘둘러야 합니다.

연속기를 익히는 데는 실제로 기본훈련 속에서 연속기를 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연격도 연속하여 치긴 하나, 밀어걷기로 하기 때문에 연속기의 숙달에는 그렇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허리를 내는 방법이나 크게 휘두르는 팔의 사용법 등은 배울 수 있겠지만, 발을 탕 탕 하고 기분 좋게 뛰어드는 것, 거기에 수반한 왼발의 끌어붙임을 깨닫는 것 등은 연속기의 실천 밖에는 배울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3.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오른발의 공세에 따른 변화


나의 오른발 공세에 대하여는 이전에 「검도일본」(1998년 11월호, 8단의 수련)게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겨눈 상태에서 오른발을 띄우고 그때 상대방의 반응 모양을 읽고 기술을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디를 치려고 정하고 달려들면 그것이 검선의 움직임으로 나타나 상대가 알아채므로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검선도 움직이지 않고 오른발로 공세를 취한다, 오른발을 띄우고서 기술을 낼 때까지의 시간의 흐름은 매우 짧기 때문에 그 사이에 상대의 심리를 읽고 변화를 살펴 틈이 생긴 것을 치고 들어간다―대략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뒤 원정에 나서 상대와 훈련을 할 때 쑥 하고 오른발로 공세를 취하자 그때 상대는 쑥 하고 물러났습니다. 어, 하고 생각하며 후에 물어보니 “잡지에서 당신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웃음) 그 다음부터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즉 두 번에 나누어 들어가는 방법을 시험해본 것이었습니다. 먼저 오른발로 중심을 잡고 쑥 하고 들어갔습니다. 역시 상대는 뒤로 물러났습니다. 물러났을 때 한 번 발을 디디고 곧장 다시 한 번 쑥 하고 조여들자 상대는 의표를 찔린 셈이 되었습니다. 나는 거기서 머리로 뛰어들 수 있었습니다.


상대에게 나의 수가 읽히면 즉시 다른 방책을 짜내는 것에서 검도의 즐거움을 느낍니다. 고교 시절의 은사인 코사시 선생님의 가르침은 나를 검도에 빠져들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지금도 호쾌한 검도를 하십니다만, 당시 우리들을 지도하실 때도 어떻든 크게 휘둘러올려 치도록 지도하셨습니다. 그 대신 손목으로 가는 듯이 하고 머리를 치고, 머리로 가는 듯하고는 허리를 치는 등, 상대를 움직이게 하고는 친다는 것도 지도하셔서 나는 이것이 특기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몸이 작고 발을 사용해 꼬여내는 것이 능숙했으므로 ‘날으는 원숭이 사스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속임수 칼은 아닙니다. 코니시 선생님은 상대를 움직이게 하고 그 움직임을 포착해 치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렇게는 말해도 나는 고교생이었으므로 반은 알아듣고 반은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 있어 움직임을 포착하여 거기를 친다, 라는 것까지는 할 수 없었습니다. 손목을 노리고는 곧 머리, 머리를 노리고는 곧장 허리, 이런 식으로 사전 공작을 하고는 곧장 치고 나갔기 때문이지요.


그 무렵은 항상 다양한 공격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방어’라는 방법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러한 고교 시절의 검도가 지금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른발로 꼬이고 치는 방법도 그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른발로 꼬이고 나서 치는 것은 물론 상대의 반응 나름이겠습니다만, 나의 나가는 방법으로서는 몇 가지 패턴을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것은 오른발로 꼬여 나오는 상대 머리를 치는 것입니다.

대체로 상대도 나오는 순간을 노려 치려 하기 때문에 나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가 거기에 맞추어 뛰어 들어옵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오른발이 올라가기 시작한 상태이므로 그 다음은 팔꿈치와 손목을 능숙하게 사용하기만 하면 먼저 올라탈 수가 있습니다. 공격했을 때 죽도의 겉으로 방어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에게는 손목으로 뛰어들고, 손목 부위가 올라가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올라가는 버릇을 읽고 겉으로 머리로 들어가거나 안으로 머리로 들어가거나 합니다.

또 뒤로 물러가는 사람에게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한 번 딛고 다시 한 번 더 공세를 취하기도 합니다. 상대는 한 번은 물러나도 두 번째 공격을 당하면 이번에는 “밀릴 수 없다!” 라는 기분이 작용해 앞으로 나오기 쉽습니다. 그것을 포착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심리를 읽을 수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대로 찌르기도 합니다. 한번 찌르면 다음에 공격할 때에 약간 반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상대에 따라 발상을 바꾸어 갈 것. 언제나 똑같이 하면 이 기술을 절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다음, 다음으로 변화하여 간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연습하면 검도가 한층 재미있게 느껴질 것입니다.

 

4. 오른발 공세를 살리기 위해 무게 중심은 100% 왼발에


오른발을 띄우는 공격 포인트는 거리를 잡는 것이 중요한 점입니다만, 나의 경우는 겨눈 때에 발의 무게 중심을 완전히 왼발에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른발을 띄우고 공격할 때는 한쪽발로 서 있는 셈이므로 당연히 왼발에 모든 체중이 걸려 있습니다. 그것을 상대와 대치하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로 한다는 것입니다. 대개는 체중을 거는 방법의 기본으로 앞발에 6, 뒷발에 4 등으로 가운데 근처에 오도록 합니다만, 나의 경우는 0 대 10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언제라도 차고 나갈 수 있고, 무리 없이 자연스레 오른발로 공세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쪽이 유리한 이야기만 했습니다만, 당연히 오른발의 공세를 사용해도 타이밍이 맞지 않고 불리한 상황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때는 도망칩니다.(웃음) 싹 하고 크게 물러나는 것입니다. 아무렇게나 물러나는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나의 경우 코등이 싸움으로부터 떨어질 때도 재빠르게 물러납니다. 미야자키현 경찰의 젊은 사람들 중에 조금씩 물러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그런 거리에서 칠 수가 있나. 상대라면 그런 거리에서는 절대 맞아주지 않는다. 물러나려면 과감하게 빠르게 물러나라.” 라고 합니다. 거리를 취하고서 다시 공격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나의 검도는 앞을 공격하는 것과 뒤로 물러나는 것 이외에는 없습니다. 옆으로의 움직임은 허리를 칠 때 정도로서 거의 하지 않습니다. 8단 심사 때 어떤 선생님이 “편안히 열고, 어디서든 오라! 는 기분을 갖도록 하시오. 그렇게 하면 두렵지 않습니다.” 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상대가 공세를 취해 온다면 나도 공격해 간다는 마음으로 공세를 취해나갑니다. 이렇게 하면 담력이 없는 상대는 두려움을 느끼고 맙니다. 자신의 공세를 취할 때는 마음이 태연하나, 상대가 역공세를 취해오면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어떻게 해야지? 하고 헷갈려 합니다. 그 헷갈림을 찌르는 그런 검도를 하라는 것이 그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바였겠지요. 실제로는 어렵고 그 당시에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뒤 상대가 공세를 취해오면 “자, 오라. 어디서든지 오라.” 하는 기분을 되받아 공세를 취했고, 그러다 보니 상대가 느끼는 두려움과 헷갈림도 알아낼 수 있었고, “여기다!” 라는 순간을 몇 가지 포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이런 것을 말씀하신 거로구나, 하고 깨달은 것은 한참 뒤의 일입니다만, 내가 앞뒤로의 움직임만으로 검도를 하고, 좌우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좌우로 움직이면 상대가 두렵게 느껴졌을 때 도망가는 걸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웬만해서는 좋은 것인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이것이 나의 검도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4편 보통걷기로 시작하는 검도

―도쿄 중심회(中心會)―




◆ 중심회(中心會)란 고(故) 스스키 범사가 초대회장을 맡던 회이다. 회의 특징 중 하나에 보통걷기로 검도를 시작하는 것이 있다. 범사 자신이 하나의 형태에 사로잡히지 않는 검도로 발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이 이 회에도 계승되고 있고, 특히 지도법에 있어 특징을 볼 수 있다.



1. 보통걷기를 살린 초보자 지도


스즈키 범사는 처음에 보통걷기로 스무스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지도했다. 따라서 발 운용의 지도는 ‘밀어걷기→보통걷기’가 아니라 ‘보통걷기→밀어걷기’ 순으로 하였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연습법은 같은 수준의 사람들이 연습해도 효과가 나오도록 목적을 두고 고안한 것이다. 여기에는 1) 손을 맞잡고 하는 보통걷기, 2) 죽도를 쥐고 행하는 발 운용, 3) 거리를 유지하면서 하는 보통걷기, 4) 거리를 유지하면서 하는 밀어걷기 등 네 가지가 있다.


1) 손을 맞잡고 하는 보통걷기

처음에 혼자서 보통걷기 연습을 반복한 후 두 사람이 마주보고 양손을 잡고 천천히 전진 후퇴한다. 처음부터 스쳐걷기를 하되 뒤꿈치를 마루에 대지 않도록 조심한다. 항상 발가락 끝, 무릎을 정면으로 향할 것. 익숙해지면 재빠르게 움직여본다.


2) 죽도를 쥐고 행하는 발 운용

두 사람이 서로 상대의 죽도 끝을 손으로 쥐고 보통걷기를 연습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죽도를 놓지 않고 올바른 보통걷기가 되도록 노력한다. 이때 어깨가 움직이거나 죽도가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익숙해지면 이번에는 서로 죽도 끝을 쥐고 밀어걷기로 1보 1보 천천히 전진 후퇴한다. 어느 정도 되면, 가령 한쪽 사람이 오른쪽으로 움직였다면 또 다른 쪽은 왼쪽으로 움직인다는 식으로 한쪽이 전후좌우로 마음대로 움직이고 상대는 거기에 맞추어 이동한다. 이때는 반드시 밀어걷기를 사용한다.


3) 거리를 유지하면서 하는 보통걷기

이번에는 두 사람이 중단세를 취하여 서로 겨누고 일족일도의 거리에서 대치한 후 보통걷기를 연습한다. 거리가 서로 멀어지거나 가깝게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익숙해지면 스피드를 높인다.


4) 거리를 유지하면서 하는 밀어걷기

역시 두 사람이 중단세를 취하여 서로 겨누고 밀어걷기로 천천히 전진 후퇴한다. 한쪽이 전후좌우로 움직이고 상대는 거리가 변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거기에 맞추어 이동한다. 스무스한 발 운용과 거리를 습득하는 것이 목적이다. 거리를 습득하는 것은 보통걷기를 자유자재로 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항목이다. 예를 들면 손목을 쳤을 때 상대가 그것을 피한 경우에 거기서 왼발을 오른발 앞으로 가져가면 거리가 좁혀지고 만다. 그러나 상대가 물러난 경우에는 왼발을 앞으로 가져가면 바르게 거리를 좁힐 수 있다. 이것은 순간적인 판단을 요하는 것이다.

 

2. 보통걷기를 살린 뛰어들며 치기


1) 휘두르기 할 때는 왼발이 앞으로

스즈키 범사는 한손으로 죽도를 쥐고 뛰어들 때를 가정하여 왼손 한손으로 칠 때는 왼발이, 오른손 한손으로 칠 때는 오른발이 앞으로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좌상단에서 왼손 한손으로 머리나 손목을 칠 때 왼발이 앞이 되는 것이 치기 쉽다.

또 범사는 두 손으로 죽도를 쥐고 있을 때도 오른손이 앞으로 나올 때는 오른발이 앞으로 나오고 왼손이 앞으로 될 때는(예를 들면 좌상단 자세) 왼발이 앞으로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것을 공간치기에서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이 된다. 즉, 휘둘러 올렸을 때는 왼손이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왼발이 앞으로 나오게 되며, 쳐내렸을 때는 오른손이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오른발이 앞이 된다. 물러날 때도 이것은 똑같다. 호구를 착용하고 타격할 때도 이 연습 방법을 응용한다. 가령 코등이 싸움에서 타격할 때 왼발부터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른발을 빼면서 휘둘러 올리고 왼발을 빼며 친다.


2) 타격 후에는 보통걷기

머리 또는 손목을 치고 상대의 옆을 빠져나갈 이어걷기나 밀어걷기가 아니라 보통걷기로 나간다. 이것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3) 받아주는 사람도 보통걷기로 재빨리 후퇴

받아주는 사람은 죽도를 두 손에 쥐고 머리 위로 올린 후 맞아주는 거리를 유지한 채 보통걷기로 후퇴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맞아주는 측도 뒤로 움직이는 재빠른 발 운용을 몸에 익힐 수 있다. 이것을 호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연습해도 상관없다. 단, 이때 주의할 점은 어깨가 상하로 오르내리지 않도록 상체를 바르게 하여 물러나야 한다.

 

3. 몸을 운용하는 동작


◆ 방향을 바꾸어 되미는 동작

보통걷기를 사용해 재빠르게 다가온 상대에 대하여 정면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몸을 어디로든지 운용하면서 받고 되민다. 받는 사람은 몸 운용 방법이 되고, 밀고 들어온 사람은 상대방이 몸을 비꼈을 때 자신의 자세를 바로하는 방법과 퇴격 기술을 할 수 있는 자세 만들기 연습으로 연결된다.

 

4. 보통걷기로부터 시작하는 검도


● 스즈키 범사(1910~1980) : 도쿄 나카노구 출생. 동경고등사범학교 졸업후 동경 小石川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학교 검도에 커다란 공헌을 한 인물 중 한사람이다. 전일본 동서대항 검도대회에 4회 출전. 2회는 주장.


(1) 인간은 우선 걷는 것을 익힌다

중심회는 1972년 2월 이케부쿠로에 있던 충신관(忠信館) 도장이 폐관하게 되었을 때 발족했다. 도장에서 검도를 배운 사람들은 이대로 해산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뜻을 하나로 하여 다시 출발하려고 중심회를 발족시켰던 것이다. 그리고 스즈키 범사가 졸업한 일본학원의 강당에서 활동을 개시했다. 현재도 주 2회의 훈련과 월 1회의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스즈키 범사는 2차 대전후 줄곧 교육계에 몸담아 왔다. 항상 검도를 가르치는 입장이었고, 어떻게 하면 초보자가 수월하게 검도를 배우고 익힐 수 있나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 결과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냈다.

범사가 검도 지도서로 지은 「새로운 검도 지도법」의 첫머리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인간의 성장을 생각할 때 아기 때의 기어 다닐 시기를 지나면 일어설 수 있게 된다. 다음에 걸을 수 있게 되고, 이어서 달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도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고, 걷고, 달리며, 도약한다. 이것이 인간 성장 발달의 단계이다. 검도도 이 진보 과정을 염두에 두고 지도하면 효과적이며 또한 능률적이기도 하다.


중심회에서 검도를 시작한 사람은 이 이론에 근거를 두고 우선 보통걷기를 배운다.

스즈키 범사는 무리 없는 동작, 즉 보다 자연체에 가까운 형태로 검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겨눔자세를 만드는 방식에도 잘 나타나 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은 상태에서 서면 두 발은 가지런하다. 그 상태에서 오른손을 앞으로 하여 죽도를 쥐고 겨눈 뒤 눈을 감고 잠시 발딛기를 하면 오른발이 서서히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즉 중단으로 겨누었을 때는 약간 앞으로 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무리 없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겨누었을 때 두 발의 간격은 체격에 따라 차이 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범사는 생각하고 있었다.

자연체가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이 발 부분이다. 발에 있어서의 자연체, 그것은 걷는 것이다. 검도에서 말하는 보통걷기인 것이다. 밀어걷기를 주체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걷기를 축으로 생각하고 ‘보통걷기 속에 밀어걷기가 있다.’ ‘보통걷기의 변형이 밀어걷기다.’ 라고 정의한 것이다.

그 이치는 범사의 저서에서 인용된다. 중단세일 때는 오른발이 앞으로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우자연체) 전제한 뒤,


―그러나 이 자연체도 행동으로 넘어가 기세가 붙고, 힘이 가해져 무게가 생기면 두 발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보폭이 앞으로 더 벌어지고, 이렇게 더 벌어진 상태로 보행을 하면 오른발, 왼발 식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불균형인 상태가 된다. 이 불균형이 된 보통걷기의 활동 상태가 밀어걷기로 보이는 것이다.


라고 적고 있다.


(2) 좌우로 발 딛는 동작이 보통걷기다

그러면 범사는 왼발을 앞으로 낸 기술을 사용한 것이었을까. 확실히 현재의 검도에 비하면 그 빈도는 약간 높다. 범사는 곧잘 왼손 한손 옆머리나 왼손 한손 손목치기를 시도했으며, 그때는 왼발이 앞으로 되었다. 그러나 「검도일본」이 연재한 「나카무랴류 비전의 기술」과 같이 ‘상대의 오른쪽을 칠 때는 왼발이 앞으로 된다.’는 것과 같은 정의는 없고, 그럴 정도로 빈번하게 사용한 것 같지는 않다. 뛰어들며 머리치기 등의 기본적인 기술에 있어서는 오른발이 앞이 되고 있다. 보기에는 일반적인 검도와 그렇게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럼에도 범사는 항상 보통걷기로 검도를 지도했다고 한다.

“오해하고 있는 분이 많은 듯합니다. 보통걷기를 한다고 듣고는 걷는 모양의 검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의식이 겨누고 있을 때부터 보이지 않는 형태로 나타나 있다는 것입니다.”

라고 중심회의 간사장을 맡고 있는 다구치 교사 7단은 말하고 있다.

부회장인 나카무라 교사 7단은 처음부터 범사에게서 배워 범사의 검도를 계승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카무라 교사의 지(地)연습 때 겨누고 있는 모습을 특히 유의해 보고 있으면 오른발을 앞으로 하는 것은 유지하고 있으되, 상대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우, 좌, 우로 작고 가볍게 발을 딛고 있다. 결코 발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걸을 때도 체중이 어느 쪽인가의 발에 걸려 있습니다. 그것이 보통걷기인 것이며, 발을 번갈아 앞으로 내는 것과는 다릅니다.” (나카무라)

현대검도에서는 앞으로 갈 때는 반드시 오른발이 앞이 된다. 그에 대하여 나카무라 씨와 같은 발 운용 방법인 경우 어느 쪽 발이 앞에 오는가는 그때그때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결과적으로 왼발이 앞이 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스즈키 범사의 검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좌우의 움직임이 교묘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상대가 기술을 걸어왔을 때는 좌우로 움직이거나 움직인 뒤 기술을 내거나 하였다. 검선을 상대의 목 부위에 겨누거나 하는 것은 결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은 실로 간단한 것이다.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라고 다구치 씨는 말한다.

범사가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비디오가 있다. 이것을 보고 있으면 상대가 치고 오면 반드시 무엇인가 응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대단히 교묘하며,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으며, 자연스런 동작인 것이다. 확실히 스즈키 범사의 그런 영역에 도달하는 것은 용이한 것이 아니다. 현 회장인 고바야시 범사도 10년 정도 하여 겨우 몸에 익히게 되었다고 밝힌다. 그러나 범사는 노력하면 된다고 항상 말했다. 보통걷기를 마스터하면 이윽고 자연체에 부드러운 검도로 이어지는 것이다.